b-boy 홍텐(Hong10)에 대한 이야기
이름: 김홍열
b-boy: Hong10
홍텐에 대한 이야기를 쓰자면 할 말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게 레전드라 불리는 비보이입니다.
20년 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비보이 하면 홍텐 그리고 피직스가 있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을 대표하는 비보이는 홍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홍텐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을 텐데, 그의 역사나 프로필보다는 제가 홍텐에 대해 느낀 점,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무순으로 적었습니다.
1. 레드불 비씨 원 월드 파이널 2회 우승
비보이들의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대회라 하면 레드불 비씨 원(RedBull BC ONE) 월드파이널일 겁니다. 이 대회는 비보이 1대1 대결에서 가장 권위가 높으며,우승하기가 가장 어려운 대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레드불에서 우승했다고 하면 전 세계에서 1등을 했다고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도 됩니다.
홍텐은 이 대회를 무려 2번이나 우승했습니다. 2회 이상 우승 경력을 가진 비보이는 홍텐을 포함해 3명밖에 없습니다.(멘노 3회, 홍텐 2회, 릴루 2회)
그리고 2022년, 뉴욕에서 열리는 월드 파이널 레드불 대회에 홍텐이 참가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홍텐이 월드파이널에 참가합니다. 레드불에선 와일드 카드로 레드불 올스타 멤버를 2명정도밖에 참여시키지 않아서, 최근엔 홍텐을 월드파이널에서 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홍텐이 와일드 카드로 대회에 참여합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홍텐은 레드불 월드파이널은 더 이상 참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의 인생에서 마지막 레드불 월드파이널이 되겠네요.
추가 내용(2022년 11월 5일)
원래대로라면 홍텐이 2022년 레드불 월드파이널에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2022년 11월 5일 인스타에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홍텐이 이번 2022년 와일드 카드 멤버로 참가하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연습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듯싶습니다.
그 누구보다 홍텐 본인이 가슴 아프고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빠른 쾌유과 회복을 바랍니다.
2. 홍텐은 왜 Hong10인가?
홍텐의 이름은 김홍열입니다.
하지만 홍열이라는 이름을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했고, 그래서 ‘열’자를 숫자 ‘10’으로 치환하여 ‘ten’이라고 부르게 하였습니다. 그게 자연스레 굳어져서 Hong10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으면서도 인상적인 비보이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3. 홍텐 시그니처
모든 비보이들이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 사람이 춤을 출 때면 기대하게 되는 그만의 기술을 말합니다. 시그니처는 기술이면서도 그것이 곧 그의 춤 스타일, 그의 정체성처럼 여겨집니다.
홍텐도 시그니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홍텐 프리즈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홍텐은 굳이 시그니처를 정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홍텐 자체가 시그니처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홍텐의 춤을 아는 사람들은 느낄 것입니다. 모든 동작, 기술, 연계 등이 그냥 다 홍텐만의 독창적인 무브입니다.
4. 35라운드 배틀 대결
2020년 대만의 비보이 해리케인이 홍텐에게 콜아웃 배틀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결의 라운드는 무려 35라운드로 진행되었습니다.
비보이 역사상 전무후무한 라운드 수 대결이었고, 이를 통해 홍텐은 또다시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이 대결이 왜 그렇게 회자가 되고 놀라운지 알려면 일반적인 비보이 배틀을 이해해야 합니다.
보통 1대1 비보이 대결을 2라운드 혹은 3라운드씩 진행됩니다. 비보잉이라는 게 한 라운드를 소화하고 나면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전력질주한 것 같은 숨가쁨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보이 대결을 보면 한 라운드를 끝낸 선수가 굉장히 숨을 가쁘게 내쉬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콜아웃 배틀에선 무려 35라운드를 연속으로 진행했습니다. 체력적으로 말도 안 되고, 또 35라운드를 소화하려면 그만큼 끝없는 세트와 레퍼토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원래 이 대결은 35라운드가 끝이 아니라, 훨씬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었던 배틀이었습니다. 다만 홍텐이 모든 라운드를 일방적으로 이겨버리는 바람에 35라운드 정도로 끝난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홍텐도 대단하지만, 홍텐을 상대했던 해리케인도 대단한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해리케인과 홍텐의 대결은 결과 레벨이 달랐습니다.
해리케인은 10초 정도의 짧은 스킬로 대부분의 라운드를 끝낸 반면, 홍텐은 각 라운드마다 평소 비보이 대결을 하던 방식대로 온전히 자신만의 세트를 가득 채웠습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홍텐이 자신의 역량은 완벽하게 보여준 대결이었습니다.
홍텐의 압승이었습니다.
이 대결은 해리케인인 홍텐을 콜아웃한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사실 허리캐인은 홍텐을 굉장히 좋아하고 리스펙합니다. 그만의 애정표현이었던 셈입니다.
5. 계속되는 도전: 1 VS 10 , 1 VS 20 배틀
홍텐의 레전드 행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해리케인과의 콜아웃 배틀 이후 홍텐 LA에서 혼자서 10명의 비보이, 비걸을 상대했고, 그 대결 이후엔 1 VS 20 대결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간단하게 배틀 사진으로 내용을 갈음합니다.
6. 홍텐 무브의 매력
홍텐의 무브는 계속 찾아보게 되고,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홍텐 춤의 매력은 완성도, 깔끔함, 다양성 그리고 독창성입니다.
경지에 다다른 그이기에 춤이 정말 깔끔합니다.
지저분한 선이나 동작이 없고 하나의 세트가 완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거기에 아까 말했던 모든 동작 홍텐의 시그니처이기에 보는 재미가 더욱 있습니다.
7. 홍텐은 왜 레전드인가?
홍텐은 이미 업적으로 실력으로 레전드임을 증명했습니다.
레드불 비씨 월 올스타 멤버이자, 레드불을 대표하는 얼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업적보다 그가 더 대단한 건 아직도 현역으로 성장하며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 순간 반짝하고 유명해지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20년 넘게 지키고, 발전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홍텐은 후자입니다. 아직도 세계 최정상의 비보이들과 대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입니다.
홍텐은 어떻게 20년 넘게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고, 아직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을까요?
여기엔 그만의 비법이 있습니다.
홍텐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습니다.
“맨몸으로 하는 운동, 팔굽혀펴기라든지 스쿼드라든지 그런 거 항상 하루에 두 시간 정도씩 해요. 근데 이게 춤출 때부터 22년 동안 거르치 않고 계속 했어요. 저는 모든 비보이, 비걸이 제가 하는 이것을 다 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무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느꼈어요. 이래서 내가 오랫동안 춤을 추는 거였구나.”
남들은 경시했던 것들은 홍텐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여겨 날마다 꾸준히 해왔고 그것이 지금의 홍텐을 만들었습니다.
그 단순한 반복을 날마다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왜 그가 아직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는지 납득이 되었습니다.
홍텐을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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