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훈련법
소설 쓰기 훈련법 가운데 두 단어 이상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부터 단어 카드를 활용한 소설 쓰기 훈련법을 알아보겠다.
다양한 단어가 적힌 카드를 섞은 후 뽑기를 통해 카드를 선택한다. 그 후 선택한 단어를 조합하여 소설을 써보는 것이다.
카드에 들어갈 단어들은 두 가지 분류로 나누면 좋다. 하나는 사물, 동물, 식물, 직업 등을 포함하는 명사형 단어군. 다른 하나는 기적, 심리학, 마법 등을 포함하는 기술적 단어군이다.
간단하게 단어를 분류해 보겠다.
- 카드 1: 구두, 꿈, 비너스, 서점, 의사, 야구, 뱀장어, 포장재, 타임캡슐, 벼락부자, 축구선수,
- 카드 2: 기적, 환상, 달리기, 은유, 마법, 기도, 점화, 심리, 쓰기, 말하기, 숨기, 디자인, 시간
이런 식으로 카드에 단어를 적어놓고 카드 1과 카드 2에서 각각 한 장을 뽑아 단어를 확인한다. 만약 타임캡슐과 달리기를 뽑았다고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하여 소설을 구상해보는 것이다.
꿈과 심리처럼 연관성 있는 단어가 선택될 수도 있고, 야구와 점화처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 선택될 수도 있다. 관계성이 적어 보이는 단어끼리 조합해서 창작을 시도해 볼 때 생각의 영역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
평소에 자신이 자주 보는 단어들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골라서 카드에 적어놓고 고르면 좋겠다.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글쓰기 편한 단어를 카드에 적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 방법을 활용하여 실제로 소설을 발표한 작가도 있다. 수많은 작품을 내고 네뷸러상, 휴고상, 존 W. 캠벨상을 수상한 낸시 크레스는 자신의 소설 ‘드림스네이크’가 이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고 고백한다.
작가 워크숍에 참가한 그녀는 뽑기로 얻은 두 단어를 조합해서 단편소설을 써오라는 과제를 받았다. 무작위 낱말 가운데 그녀가 뽑은 단어는 ‘snake’(뱀)과 ‘cow’(소)였다.
이 황당한 단어를 보고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도무지 조합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카드 1과 카드 2가 뒤섞여버린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cow라는 단어가 ‘소’ 외에도 ‘겁을 주다’라는 동사로 활용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첫 문장을 적기 시작했다.
“그 소년은 겁에 질렸다.”
이렇게 그녀는 소설을 써 내려갔다. 유전공학으로 특이한 독을 분비하는 뱀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다시 고뇌에 빠져들었다. 더 이상 이야기를 전개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은 것이다. 며칠을 고민했지만 결국 끝을 보지 못한 채 미완성 소설을 1차 과제로 제출했다.
하지만 워크숍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녀는 다시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어 소설을 이어나갔다. 문득 뱀이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독을 가지고 있다는 착상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밤을 새우며 꾸역꾸역 단편소설을 완성해 낼 수 있었다. 그 소설은 워크숍에서 호평을 받았고, 그녀는 나중에 그것을 확장하여 장편소설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도 해볼 수 있다. 두 가지 단어를 조합한 창작 훈련은 재미있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생각하며 엉뚱한 이야기라도 끌어나가 보는 것이다.
뛰어난 작가라 여겨지는 사람도 창작의 고통을 겪는 과정을 보면 보통 사람과 똑같다. 다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 노력을 거쳐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해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낸시 크레스가 포기하지 않고 엉뚱한 단어로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워크숍이라는 특이한 환경 가운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창작, 글쓰기, 소설 쓰기를 훈련하는 방법 가운데 정말 훌륭한 것은 마감이 있는 곳으로 자신을 위치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마감이야말로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설령 미완성 글이라 할지라도 백지 위에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는 것은 전보다 한 단계 진전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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