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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마스의 이야기를 이루는 6가지 요소

by goro 2022. 7. 14.

그레마스의 이야기를 만드는 6가지 요소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기호학자인 A. J. 그레마스는 이야기를 이루는 요소를 분석하고, 하나의 모델로 정립하였다. 그는 서사, 즉 이야기 속에는 6명의 인물(사물)이 등장하고, 이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갈등을 빚으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6명의 인물(사물)은 주인공, 대상, 발신자, 수신자, 조력자, 방해자이다.  또한 이들은 각각 욕망 관계, 전달 관계, 투쟁 관계 안에 놓이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 구조론은 매우 간단한 편이며, 그는 이것을 도식화하여 설명했다.

 

 

발신자(Destinateur)    →     대상(objet)   →     수신자(Destinataire)

  ↑

조력자(adjuvant)     →     주인공(sujet)    ←     방해자(opposant)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한 마을에 착한 소년(주인공)이 살았다. 

2. 소년의 아버지(발신자)지역 헌터(수신자)에게 전해줄 편지(대상)를 쓰고 있다. 

3. 아버지는 소년에게 편지를 전달하라고 심부름을 보낸다.

4.  소년이 심부름을 가는 도중 몬스터(방해자)를 만난다.

5. 그때 미모의 여성(조력자)이 나타나 소년을 도와준다.

6. 결국 몬스터는 처단되었고, 편지도 무사히 배달되었다.

 

 

위 형태를 이렇게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주인공에게 어떤 의뢰가 떨어지고 주인공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여행을 나선다. 그리고 의뢰를 막는 방해자가 등장하는데,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도 나타난다. 주인공은 방해자를 물리치고 의뢰를 완성한다.

 

 

이렇게 하면 간단하지만 구조가 잡힌 이야기가 완성된다. 동화 빨간 두건 소녀 역시 이러한 구조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그레마스는 이야기의 진행 과정을 욕망 단계, 전달 관계, 투쟁 관계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무언가를 전하거나 찾는 주인공이 있고(욕망 단계), 주인공은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여행을 나서며(전달 관계),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와 의뢰를 막는 방해자가 있다(투쟁 관계). 캐릭터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서사를 이끈다고 분석한 것이다. 

 

그레마스가 분석한 이 방법론은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추리물에도 자주 사용된다. 이 구조를 사용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보겠다.

 

 

 

탐정 고로는 덤벙거리지만 사람의 심리 파악에 뛰어나다. 어느 날 그의 옛 동료 유진이 찾아온다. 새로운 사건을 추적 중인데 고로의 자문을 요청한 것이다. 사건은 이렇다. 한 남성이 살해당했는데 진범을 찾을 수 없는 중이었다. 고로는 유진과 함께 사건을 검토한다. 하지만 도통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고로는 목숨의 위협을 받는 사고를 겪는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병원에서 고로는 미모의 의사와 대화를 하다가 뜻밖의 힌트를 얻는다. 힌트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고 심리 수사를 펼친 끝에 진범을 잡아낸다. 사실 범인은 남편의 아내였고, 고로를 공격한 사람은 아내의 불륜남이었다.

 

 

 

어설프지만 구조의 형태를 따라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좀 더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려면 이 구조 안에 살을 붙이고 개연성과 디테일한 요소들을 훨씬 더 많이 넣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디테일한 요소가 없다 하더라고 구조를 따라 스토리를 전개하면 하나의 이야기는 완성될 수 있다. 간략한 설계도면과 같은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요소를 위 이야기에서 다시 찾으면 다음과 같다.

 

  • 주인공: 탐정 고로
  • 발신자: 의뢰자 유진
  • 대상: 살인 사건
  • 수신자: 살인 사건을 당한 남편의 아내
  • 방해자: 불륜남
  • 조력자: 미모의 여성

 

 

이야기를 만드는 6가지 요소
이야기를 만드는 6가지 요소란?

 

스토리도 하나의 공식을 따라가면 그럴듯하게 만들어진다.  A. J. 그레마스는 이 공식을 행위자 모델이라고 불렀다. 행위자 모델은 서사를 이끌어가는 요소를 분석한 것이다. 이 공식을 따라 이야기를 만들 때는 앞에서 말한 각 요소를 하나하나 생각하고 설정하면 된다.

 

가장 쉬운 것은 주인공의 직업과 의뢰를 떠올리는 것이다. 주인공은 어떤 사람이고, 그에게 이러한 의뢰가 들어오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 이런 질문을 시작으로 공식도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의뢰를 완수하도록 여행을 떠나게 하며, 그 과정에서 그를 돕는 조력자와 그를 막는 방해자를 만나게 한다. 주인공, 의뢰자, 방해자, 조력자를 설정하며 이들의 관계를 정립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 구조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확장시키거나 복잡하게 만들려면, 역할을 추가하면 된다. 보통 게임 시나리오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법인데 방해자를 두세 명 더 설정하는 것이다. 중간 보스를 방해자로 설정하여 한 번의 분기점을 주고, 이를 해결한 주인공이 다시 흑막인 최종 보스를 찾으러 떠나게 만들면 된다. 

 

물론 이 이론을 토대로 모든 창작이 완성될 수는 없다. 한계가 있다. 가령 6가지 요소 중 수신자 요소는 설정하기가 때때로 애매하다. 소설의 장르에 따라서도 공식을 따르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 만약 웹소설을 생각한다면, 웹소설에는 그만의 창작 요소와 코드가 있으니 별도의 공부와 적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마스가 분석한 이 이야기 공식은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이야기 공식을 하나하나 습득하고, 이를 토대로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나가다 보면 창작하는 뇌 역시 더 말랑해질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된다. 웹소설에서 작은 에피소드를 만든다고 한다면 이런 이야기 공식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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