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쓰기 훈련법: 작품을 요약하라
웹소설을 쓰려면 웹소설 세계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 공부를 할 수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느끼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인풋이 있으면 그만큼 풍성한 아웃풋이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좋은 작품을 많이 읽어두면 그것이 알게 모르게 자신 안에 쌓여 글 쓸 때 반영이 됩니다.
읽는 것도 좋지만 여기에 더해 인풋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은 웹소설의 줄거리를 자신의 언어로 요약해 보는 것입니다. 이 훈련법은 작품의 줄거리를 구상할 때 매우 효과적입니다.
웹소설 요약
방법은 간단합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하나 선택해서 각 화를 요약해 보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덩어리 형태로 요약해도 되지만, 좋은 효과를 얻고 싶다면 조금 더 자세하게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품 가운데서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을 선택하길 추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은 소설은 그만큼 작품에 매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본인이 보기엔 별거 아닌 것 같고 엉성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잘된 작품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단점은 생각하지 말고 그 작품에서 배울 점만 생각하여도 분석해 보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다음은 유명 웹소설 가운데 하나인 <백자가의 망나니가 되었다>의 초반부를 요약해 본 것입니다.
프롤로그
눈을 떠보니 소설 속이다. 게다가 주인공에게 처맞고 퇴장하는 망나니가 되었다. 이거 큰일인데? 하지만 해볼 만했다.
1화
누군가 자신을 깨워 일어나니 웬 노인이 자신을 쳐다본다. 주변을 확인하니 이상한 곳이다. 자신을 깨운 노인의 이름은 론, 그의 아들은 주방장 비크로스. 그리고 자신은 케일이라 불린다.
어젯밤 읽다 잠든 소설 속 세계의 캐릭터에 빙의되었음을 깨닫는다. 소설에 따르면 론은 실력을 감춘 알살자다. 그리고 자신은 소설의 주인공 최한에게 곧 얻어 터칠 운명이다.
거울을 보며 자신을 얼굴과 몸을 확인한다. 정신을 차리고 소설 속 초반부 내용을 떠올린다. 주인공에게 맞은 이후로 케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단 주인공에게 맞지 말자. 첫 번째 목표 설정.
목욕을 하고 가족 식사 자리로 향한다. 가족의 상황과 분위기를 점검한다. 맛있는 식사에 감탄하느라 동생 바센의 탄식을 듣지 못한다.
2화
달콤한 과일을 품위 없이 편하게 먹는다. 차라리 이런 망나니 설정이 편한다고 느끼는 주인공. 식사 자리에 함께하는 가족들의 분위기를 감지한다. 자신을 좋아하는 아버지, 껄끄러운 차남 바센, 그리고 자신을 피해 다니는 막냇동생 주인공은 차기 영주는 차남에게 넘기고 자신을 편하게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용돈을 타내는데 알고 보니 집안이 엄청난 부자다. 서재로 향하는 주인공. 주인공의 의외의 행동에 집사와 하인들이 놀라고, 서재를 깨끗이 치워놓겠다고 한다. 주인공은 오늘의 날짜를 확인하고 소설 속 진행상황을 떠올린다.
소설 속 주인공 최한이 곧 자신이 사는 마을에 도착할 때가 되었음을 확인한다. 케일은 소설의 내용에 따라 최한과 집사 론, 주방장 비크로스를 좋게 엮어주고 자신은 빠져나가겠다고 생각한다.
론이 레모네이드를 가져다준다. 인자하게 웃는 론의 미소가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건 돈뿐이다.
3화
케일은 식사를 맛있게 하며 집안의 상황을 확인한다. 자신이 현재 있는 왕국은 예술과 건축이 꽤 발달한 편이고, 이곳에 숨은 고수들도 많다. 그러니 아무나 건드리지 말자고 결심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죽지 말고 살아남아야 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맛있는 식사를 만든 이가 누구냐고 묵자 비크로스라고 한다. 암살자 론의 아들 비크로스. 그 역시 검에 특화된 사내다. 밥맛이 뚝 떨어진다. 자신의 식사를 챙기는 한스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케일은 소설 초반에 나오는 기연들을 모조리 종이에 적어 기억하고 종이는 불태워 버렸다. 앞으로 할 일을 떠올리는 케일. 일단 최한을 만나고, 그다음엔 방패를 줍는다. 죽지 않고 오래 살려면 부서지지 않는 방패가 필요하다.
케일은 다음날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고 찻집을 찾는다. 받은 용돈으로 찻집에서 돈 자랑을 하고 구석 창가 자리에 앉는다. 주인공 최한의 등장을 지켜보기엔 가장 좋은 자리다.
프롤로그부터 3화까지만 줄거리를 정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해 보면 작가가의 웹소설의 각 화를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독자 입장에서 벗어나 원작자의 시선에서 스토리를 떠올리는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각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고, 각 화의 마지막은 어떻게 절단신공을 하며 다음 스토리로 이어나가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본인의 스토리를 만들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웹소설 특유의 호흡을 각 화를 요약해보면서 흡수했기 때문에, 조금은 손쉽게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사항은 자신이 읽을 때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내용이 들어 있을지라도, 버리지 말고 그 부분까지 요약에 집어넣는 것입니다.
저자가 무슨 의도를 이런 내용을 넣었을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 부분은 실제로는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요약 방법은 글을 분석하고 창작으로 가기 위한 훈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훈련에는 그만큼 고통이 따릅니다.
간단하게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해보면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귀찮음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노력에 들어가기 작품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잘 정리되며, 각 화를 구성하는 요령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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