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쓰는 법: 여행부터 떠나보내라
크리스토퍼 보글러는 할리우드의 수많은 히트작 작업에 참여한 작가다. 영화 연출을 전공한 그는 20세기폭스,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등에서 스토리 컨설턴트 작업에 참여했으며, 영화 <파이트 클럽>,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등의 작품에도 관여했다.
크리스토퍼 보글러는 이야기를 하나의 여행과 같다고 생각했으며, 이야기의 과정을 12단계로 구분하고 정리했다. 그의 시나리오 12단계 구조는 신화의 이야기 구조와도 비슷한데,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현대적, 영화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다. 이야기의 12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일상 세계
2. 모험에의 소명
3. 소명의 거부
4.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
5. 첫 관문 통과
6. 시험, 협력자, 적대자
7. 동굴 가장 깊은 곳으로의 접근
8. 시련
9. 보상
10. 귀환의 길
11. 부활
12. 귀환
소설 속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리했으니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야기의 12단계
1단계: 일상 세계
일상 세계에서는 주인공의 지금의 모습이 그려지고 가족이나 동료가 그려진다. 주인공이 전직 형사이거나 혹은 유명한 헌터였지만 지금은 과거를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2단계: 모험에의 소명
모험은 언제나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다. 알 수 없는 의문의 편지가 도착한다거나 주인공의 옛 동료가 나타나 의뢰를 전달하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3단계: 소명의 거부
하지만 주인공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과거를 잊고 살아가기로 결정한 주인공은 굳이 의뢰를 맡으려 하지 않는다. 혹은 가족을 위해서 소명을 거부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4단계: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
정신적 스승은 주인공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동료 혹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혹은 직장 상사이거나 예전 파트너일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그가 주인공을 찾아와 중요한 정보, 단서를 제공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주인공은 의뢰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5단계: 첫 관문 통과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기 전 처음으로 방해자를 만난다. 방해자는 주인공의 일상에 들어와 주인공의 삶을 위협한다. 주인공은 방해를 해결하고, 의뢰가 더 이상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6단계: 시험, 협력자, 적대자
주인공은 다시 과거의 직장으로 돌아온다. 혹은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옛 동료들(협력자)을 만나고 상대해야 할 적대자도 등장한다.
7단계: 동굴 가장 깊은 곳으로의 접근
주인공과 동료들은 범인이 숨은 곳을 찾아낸다. 범인을 처단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하지만 진범이 아닐 수도 있으며 흑막을 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8단계: 시련
사건이 해결된 줄 알았던 주인공. 하지만 끝이 아니었고 주인공에게 시련이 닥친다. 또다른 사건이 터진 것이다. 혹은 주인공에게 흑막이 직접 접촉할 수도 있다. 반전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9단계: 보상
주인공이 흑막을 처단하고 보상을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거나, 강력한 힘, 돈과 명예를 얻을 수도 있다.
이야기를 만들 때 보상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웹소설을 작성할 때면 더욱 그렇다. 웹소설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호흡하며 여행을 떠난다고 여긴다. 그런데 갖은 고생 끝에 얻은 전리품이 별로이거나 아예 없다면 독자들은 실망하고 책을 덮을지도 모른다.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을 생각해야 한다.
10단계: 귀환의 길
이제 모든 일이 끝나고 주인공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적대자 중 하나가 등장해 주인공을 기습한다. 혹은 동료인 줄 알았던 친구가 주인공을 기습할 수도 있다.
11단계: 부활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영웅은 쉽게 죽지 않는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주인공은 마지막 적을 처단한다.
12단계: 귀환
모든 여행을 마친 주인공은 드디어 보상과 함께 일상으로 돌아간다.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해피엔딩을 선사하면 된다.
여행의 과정을 12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벌어지는 사건을 정리해 보았다. 이 단계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일종의 여행 떠나기와 같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일상에서 떠나 모험을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선환 구조의 과정인 것이다.
스토리 구조가 고민된다면 이 방법을 활용하여 정리해 볼 수도 있다. 일단 주인공을 여행부터 떠나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며 엔딩을 작성하면 된다.
이런 이야기 구조는 영웅 신화에서 보편적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은 일상에서 떠나 초자연적인 힘이 미치는 세상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힘과 능력을 얻어 문제를 해결한다. 결정적으로 최종 보스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다. 마지막엔 신비한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식의 구조인 것이다.
판타지 웹소설도 이와 비슷하다. 다만, 일상이 평범하지 않다는 점이 틀리다. 웹소설에선 대부분 현실에서 힘없고 약한 주인공이 알 수 없는 통로로 빠져들어 이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이세계는 소설 속 세상이나 게임 속 세상인 경우도 많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기이한 힘과 능력을 얻고 이를 활용하여 닥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그후 최종 흑막을 처단하거나 혹은 최강의 자리에 오르고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웹소설에서 귀환은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해피엔딩을 선사할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귀환하지 못한다 하더라고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말이라면 괜찮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주인공을 일상에서 다른 곳으로 보내는 일은 기본적인 이야기 작성법 중 하나다. 그러니 스토리가 고민된다면, 일단 주인공에게 여행부터 선사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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