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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법칙: 옛날에, 그러던 어느날, 그래서, 마침내, 짠

by goro 2022. 7. 24.

매튜 룬(Luhn, Matthew)은 픽사에서 20년 넘게 스토리텔러 작가로 활동했다.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몬스터주식회사〉, 〈몬스터대학교〉 〈등 유명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작업에 참여했다. 그의 저서 <픽사 스토리텔링>에는 그의 경험담과 함께 스토리 법칙이 나와 있다.

그는 영화를 위한 스토리는 6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도입, 사건 촉발, 점진적 갈등 고조, 위기, 절정, 결말이 그것이다.

 

도입

도입은 말 그대로 스토리의 시작을 맡는 부분이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본적인 정보와 배경을 다룬다. 또한 주인공의 욕망도 함께 그려야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욕망이야말로 주인공을 이끌어가는 힘이고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건 촉발

사건 촉발은 주인공에게 있어 커다란 사건이 터지는 단계다. 주인공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잃거나, 혹은 그가 가장 열망하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본격적으로 이 단계에서부터 스토리는 흥미진진해진다.

 

점진적 갈등 고조

점진적 갈등 고조는 갈등이 점점 올라가는 단계다. 매튜 룬은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경험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거나 배우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갈등 때문에 벌어지는 시련은 점점 고조되어야 한다.

 

위기

위기는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는 분기점이다. 주인공이 얻은 교훈을 따라서 행동할지 혹은 그 반대로 행동할지는 독자들은 이 과정에서 지켜보게 된다. 이 단계에서 주인공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진언(mantra)이 등장한다. 영화 <스타워즈>에서는 포스를 사용하라는 진언이, <라따뚜이>에서는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진언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이 진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쓰러지고 다 죽어갈 것만 같은 주인공이 누군가의 메시지나 진언을 떠올리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절정

절정은 이제 주인공이 선택에 따라 적대적인 인물, 즉 악당을 물리치는 단계다. 지금까지의 모든 단계는 이 절정을 향하여 이야기가 흘러왔다고 할 수 있다. 픽사 스토리텔링에서 저자는, 이 단계에서는 주인공의 가장 큰 약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전환된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말

결말은 스토리의 마지막 단계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도입, 사건 촉발, 점진적 갈등 고조, 위기, 절정의 계단을 달려왔다. 이때 그동안 의문으로 남았던 매듭들을 확실히 묶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독자들이 찜찜한 마음으로 책을 덮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남아 있는 모든 문제들을 결론을 지어주어야 한다.

 

 

매튜 룬의 6가지 이야기 법칙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 더해 매튜 룬은 스토리 6단계가 엄두가 안 나는 사람들을 위해 스토리의 뼈대라는 이야기 법칙을 알려준다.

스토리 6단계보다 이 스토리 뼈대가 이해가 쉽고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이 스토리 뼈대는 나름의 이 있어서, 그 폼 안에 문장을 계속 첨부하면 된다. 그러고 나면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폼은 이렇게 주어진다.

 

  • 옛날에
  • 그리고 매일
  • 그러던 어느 날
  • 그래서
  • 그래서
  • 그래서
  • 마침내
  • 그날 이후

 

이렇게 미완성으로 된 문장 안에 자기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 넣으면 된다. 저자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옛날에 말린이라는 이름의 물고기가 살았다. 말린은 꼬치고기의 습격으로 아내와 자식을 모두 잃고 마는데, 다행히 딱 한 마리 남은 자식 물고기 니모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꼬치고기의 공격으로 니모는 한쪽 지느러미에 상처를 입고 만다.

 

그리고 매일 말린은 니모를 보호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 탓에 니모는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지느러미가 신경 쓰여 자유롭게 놀거나 활동하지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니모는 깊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스쿠버 다이버에게 잡히고 만다.

 

그래서 말린은 니모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니모는 스쿠버 다이버의 집을 아는 도리라는 건망증 심한 물고기를 만난다.

 

그래서 말린은 도리와 함께 길을 나선다. 상어, 해파리 등을 만나고 갖은 고초와 위험을 겪으며 둘은 시드니까지 헤엄쳐 간다.

 

그래서 말린과 도리는 상처를 입으면서도 도리를 구해낸다.

 

마침내 말린은 니모를 만난다. 하지만 니모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이 모습을 본 말린은 괴로워하며 바다를 질주하고 저 멀리 떠나가 버린다. 하지만 사실 니모는 죽지 않았다. 탈출하기 위해 죽은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니모는 말린을 찾으려 움직이고 그때 도리를 만난다. 그리고 마침내 니모는 말린을 만나 함께 기뻐한다. 돌아오는 길에 세 물고기는 그물에 걸린 수백 마리의 물고기 떼를 만나는데, 니모의 도움으로 모든 물고기들이 그물에서 벗어난다.

 

그날 이후, 말린은 니모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바다에는 여전히 온갖 위험이 넘쳐나고 있지만, 니모가 그 모든 세상에 맞서 온전히 살아가기를 바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옛날에, 그런데 어느 날, 그래서, 그래서, 마침내로 이야기를 만들다가 마지막엔 짠, 하는 형태로 결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매튜 룬은 이런 스토리텔링은 시나리오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이야기, 기업 이야기, 그리고 발표 이야기에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에서 서술한 이야기의 6단계를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지금 설명한 이야기 뼈대를 가지고 짧은 이야기부터 만들어 보는 훈련을 해볼 수 있다. 주인공 등장, 상황 설정, 그리고, 그래서, 마침내 짠. 단순하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재미있는 법칙이란 생각이 들어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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