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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악당은 어떻게 만드는가?

by goro 2022. 8. 14.

 

소설 캐릭터 만들기: 매력적인 악당이란?

매력적인 악당 만들기
매력적인 악당 만들기

 

소설을 창작함에 있어 캐릭터를 구상하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잘 만든 캐릭터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을 끌어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매력적인 악당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1. 등장인물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등장인물이 플롯을 이끌어간다고 합니다. 따라서 주인공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지만, 그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입니다. 빌런, 즉 악당이야말로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인물이라는 뜻입니다. 악당 역시 그냥 만들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살을 붙여야 합니다.

 

 

 

2. 악당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무엇이 악당을 악당답게 만들까요? 어떤 요소가 독자로 하여금 그를 두렵거나 기괴하게 느끼게 할까요?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그럴듯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그런 사람이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 혹은 잠깐이나마 악당의 단면을 현실에서 마주친 것 같은 기시감이 전해졌을 때 악당의 실체가 독자에게 크게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악당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저런 느낌의 사람이 있을 법하다고 느낀다면 일단 성공입니다.

 

우선, 작가는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 악당이 그냥 나쁜 놈인지, 아니면 서사를 부여하여 공감대와 부여할 것인지 말이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냥 나쁜 놈의 전형적인 예는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강태호입니다. 물론 그에게도 나름의 스토리가 있지만, 작품 속에서 부각되지 않고 공감이 가지도 않습니다. 그냥 천성이 나쁜, 일반적인 이해로는 공감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 것만 같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그냥 나쁜 놈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 캐릭터 자체가 섬찟하고 두려우며, 따라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주인공에게 공격을 당해도 불쌍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악당이 악당인 채로 있어 있을 때 독자들의 마음이 편한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극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완수한 악당의 모습이 아닐까요?

 

한편 악당에게 서사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가 악당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부여하고, 그리하여 독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악당의 선을 확실히 지키게끔 선을 유지시켜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았던 가장 인상적인 소설 속 악당 캐릭터는 소설 <권력의 가문 메디치>에 나오는 ‘라우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이 작품 속에서 '라우라'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묘사되는지 일부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그녀가 사는 방식을 싫어하는 귀족들은 분명 가난과 배고픔을, 배가 달라붙고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진짜 배고픔을 모를 게 분명했다. 항상 술에 취해 있고 입에 담기도 힘든 추행을 일삼았던 비겁한 아버지에게 당하는 주먹질은 상상조차 못 하리라. 열 살이 되자 거의 고깃덩어리를 팔듯 그녀를 떠돌이 행상에게 팔아버린 아버지의 주먹질을.

 

그게 악몽의 시작이었다. 행상인은 그녀를 마차에 실은 듯 짐승처럼 쇠사슬로 묶었다. 그녀는 마구간에서 말들과 같이 잤다. 마구간의 썩은 짚과 말똥들 속에서 만났던 괴물 같은 남자들이 떠올랐다. 부자, 가난뱅이, 위선자, 겁쟁이, 폭력적인 남자들. 모두가 각자 자기식으로 괴물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숨도 쉴 수 없게 기이한 행동을 했다.

 

그들은 그녀 몸에 올라오기 위해 돈을 냈다. 한 명도 예외가 없었다. 그들 중 가장 인상 깊었고 그녀 인생에 낙인을 찍은 사람은 노란 눈동자의 남자였다. 그 눈은 원래 초록색이었지만 선명하지 않는 노란빛으로 번득였다. 마차 안의 희미한 불빛에 드러난 그 노란색 때문에 소름이 끼쳤는데 어떤 열기가 그 눈동자를 집어삼킨 듯했다. 그 남자를 보는 순간 그녀는 온몸이 떨렸다. 키가 크고 근육질에 피부가 하얀 젊은 남자였다.

 

(생략)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본인조차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녀의 매력이 그녀가 느끼는 고통을 빨아들여 가능한 최고 상태로 얼굴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라우라는 분노를 키우고 보살폈으며 증오에 자양분을 주었다. 그리고 밀물처럼 밀려들어 자신을 뒤덮게 만들었다.

 

그 무시무시한 형체는 항상 흐릿하게, 악마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흘렀다. 라우라는 점점 더 아름다워졌을 뿐만 아니라 키도 더 컸고 강해졌다. 그녀는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주인인 행상인은 늙어가서 그녀를 통제하는 게 느슨해졌다. 그녀는 자기 심장을 차갑게 꽁꽁 얼려 주먹막 한 수정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녀는 처음 알게 된 약초와 가루약, 그리고 독버섯을 아직도 기억한다. 빨간색이나 오렌지색에 하얀 무늬가 점점이 박혀 있기도 한 버섯과 통통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새하얀 자루들을. 독버섯은 눈을 끌 정도로 예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했다.

 

그녀를 형성한 것은 분노와 공포였고 이 두 요소는 그녀가 존재하는 데 충실한 동료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자신이 남자들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영향력은 그녀의 무기였다. 그러다가 충분히 성장하고 힘도 갖게 된 어느 날, 행상인에게 독버섯 요리를 먹였다. 잘게 잔뜩 썰어 넣고 끓인 수프를 먹인 행상인은 내장이 다 뒤집어진 듯했다. 그날 밤 행상인이 입에 하얗게 거품을 물고 눈이 돌아가자 라우라는 어렵지 않게 검으로 그의 목을 몸에서 떨어져 나올 정도로 완전히 잘라버릴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터득했다. 그래서 길고 긴 여행 끝에 피렌체에 도착했고, 자신이 잘 아는 식물과 꽃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향수를 만들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중에서

 


 

 

캐릭터에게 어떻게 서사를 부여했는지 알리고 싶어, 다소 길지만 소설 내용을 가져와 봤습니다. 짧은 과거사를 멋진 문장과 표현력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한 명의 캐릭터가 탄생하면서 몰입도는 높아지고, 그녀가 등장하는 모습 이야기는 긴장감과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런 형태야말로 등장인물로 사실적으로 만든 경우일 것입니다. 이런 서사를 가진 인물이 우리 주변에 있다고 상상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이런 소설 속 인물을 보면 실제로 그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 것만 같습니다.

 

역사 속 인물에서 악당의 모델을 찾는 것도 훌륭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럴듯한 인물을 만드는 데는 실제 인물을 참고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방금 위에서 예를 든 ‘라우라’와 같은 소설 속 악당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악당이 외형이 어떠하며, 외모가 무기가 되는지, 또한 여성인지 남성인지.

 

그리고 악당이 가진 직업. 예를 들어 ‘향수 장수’라는 직업은 어떤 분위기를 가져다주는지 등등. 참고하고 가져올 만한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기만의 악당을 창조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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