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의 훅과 소재
좋은 소재는 이야기의 흥미를 잡아끄는 핵심 요소입니다.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선상에 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르소설이라면 특히나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장르소설은 소재가 전부다라고 말하기도 하니까요.
소재와 연관된 시나리오 용어 중에 훅(Hook)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훅은 갈고리, 걸이, 낚시 바늘을 뜻하는 말인데 시나리오에서는 ‘관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소’를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즉 자신이 쓰고자 하는 시나리오의 핵심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말을 훅이라고 칭합니다. 독자가 납득하고 흥미를 가지게끔 미끼를 던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를 드는 게 더 이해가 빠르리라 생각합니다.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잘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가 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절대 할 수 없게 된다면? 거짓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라이어 라이어>
평생 눈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한 자메이카의 선수들이, 봅슬레이 팀을 결성하고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쿨러닝>
전설적인 마녀를 취재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사람들. 하지만 숲에 들어간 이후 그들은 모두 실종되고, 수상한 테이프만 발견된다. 과연 테이프에 담긴 내용은? <블레어 윗치>
엄청난 부자가 나타나 자신과 동침하면 백만 달러를 주겠다고 한다면? <은밀한 유혹>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자신의 몸에 새겨진 문신을 추적하며 진실을 찾는다면? <메멘토>
이처럼 훅은 줄거리의 핵심을 간결하게 정리하여 독자에게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독자들은 훅을 보는 것만으로 이 이야기를 읽고 싶은지 그만두고 싶은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훅, 혹은 소재를 만들 수 있을까요?
1. 만약에로 시작해 보자
‘만약에’로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은 이야기 소재를 찾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예를 든 영화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의문문으로 마무리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일부러 의문문 형태로 훅을 정리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만약에 ~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형태로 훅을 알려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주인공이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 ‘만약에 비틀즈 음악을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어떻게 될까?’(예스터데이)
- ‘만약에 생쥐가 프랑스 요리사를 꿈꾼다면 어떻게 될까?’(라따뚜이)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스토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창작을 할 때 ‘만약에’로 시작하는 질문을 던져본다고 합니다. 특히나 그는 ‘만약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상상이 가능한 최대 영역까지 확장시켜 생각한다고 합니다.
‘if’라는 키워드가 상상을 자극하는 훌륭한 단어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2. 평소에 접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라
소재를 찾기가 어렵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 혹은 뉴스나 기삿거리에서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에서 훅이 될 만한 요소를 궁리하는 것입니다. 지인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니면 신문 기사를 통해 극적인 사건들 접했을 때 그 내용 가운데 자신이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만들어볼 요소는 없는지 생각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다정하기로 유명한 커플이 어느 날 갑자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니 커플이 사라지기 전 모습이 담긴 cctv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도 상상의 힘을 발휘해 볼 수가 있습니다.
- 과연 cctv에 담긴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 사실 다정하기로 유명한 커플은 콘셉트가 아니었을까?
- 비즈니스 커플은 아니었을까?
- 두 사람의 실종의 배후에 다른 인물이 개입된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식으로 기사에 내용을 더하고 각색하여 소재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3. 초능력을 더하라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은 그 자체만으로 좋은 소재이자 훅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날 주인공에게 여성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영화 <왓위민원트>의 핵심 소재입니다.
오직 나만이 이 세계의 미래를 알고 있다면? 이것은 웹소설 <전지적독자시점>의 훅입니다. 이처럼 주인공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할 수 있다면 이미 훌륭한 소재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뇌에 이상이 생겨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처럼 등장인물에게 초인적인 능력을 더하고 그 능력을 사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특별한 능력을 주인공이 아닌 사물에게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미드 로스트 룸(Lost Room)에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등장합니다. 이 열쇠를 사용하여 문을 열면 자신이 상상하는 장소로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열쇠를 주인공의 어린 딸이 사용하면서 그녀는 알 수 없는 장소로 사라지고 맙니다.
주인공이 사라지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드라마의 줄거리입니다. 이 드라마의 훅과 핵심 소재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이렇게 사물에 특별한 능력을 더하고 그로 인해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를 스토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소재와 훅을 찾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창작에 완벽한 방법이란 없지만, 지표가 되어줄 수 있는 요령과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방법을 사용해 보며 자신만의 소재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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